책소개

잘 살고 있다고 했잖아요. 행복하다고 했었잖아요.
끝까지 날 나쁜 여자로 만들어 버리네요

다시 시작해.
날 버린 이유,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. 이제 상관없어.
다시 시작하자.


미안해요, 나 살자고 당신 버려서.

당신을 놓고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당신이 끝까지 모르길 바랐어요. 내가 왜 당신을 놓아야 했는지, 보내야 했는지 당신은 절대로 모르길 바랐어요. 그래야 내가 사니까. 당신이 그랬었죠?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아프다고. 내가 웃으면 당신도 행복해 진다고. 나도 그랬어요. 그래서 당신을 놓았을 때 내가 아픈 걸 당신은 몰랐으면 했었고, 내가 당신을 놓은 이유를 당신은 평생 모르고 살길 바랐어요. 당신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당신이 웃으면 나도 행복해 지니까.

행복하고 싶었다.

언젠가 널 만나게 되면 너 같은 여자는 깡그리 다 잊어버리고 잘 살았었노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해지고 싶었다. 그리고 그만큼 널 잊으려고 노력했었다. 그런데 아무리 놓으려고 하면 할수록 내 가슴에서 널 더 세게 움켜쥐고 놓아주질 않더라. 널 잊으려 할수록 사람이 이러다간 정말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. 그래서 포기했어. 널 잊기로 한 거. 아무 이유도 없이 인사도 없이 그렇게 떠난 니가 정말 죽이고 싶을만큼 미웠는데 그만큼 미치게 보고 싶었다. 난, 널 놓지 못한 게 아니라 날 놓지 못한 거다. 널 놓으면 내가 못 살거 같아서, 내가 죽을 거 같아서 그래서 널 완전히 놓을 수도 있을 수도 없더라, 난 그랬었다. 은호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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