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소개

8살 때, 갑자기 내 인생에 끼어들은 큰 여우와 작은 여우 덕에 내 인생은 신데렐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.
나는 늘 신데렐라가 부러웠다.
나와 마찬가지로 새엄마와 새언니의 구박 속에 살아가는 힘겨운 나날이었지만.
그녀는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해피엔딩이었으니까.
게다가 그녀에게는 럭셔리한 이동수단인 호박 마차와 왕자님과의 사랑의 마스코트이자 핫 아이템인 유리구두를 만들어주는 장인 요술 할머니가 계시지 않았는가?
요술 할머니는커녕, 홀로 고독하게 여우들을 상대하는 나에게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백마 탄 왕자님이 등장할 리가 없었다.
인생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, 분명히 없을 텐데…. 희한하지?
어느 날 신기하게, 빗속에서 해매이고 있던 내 앞에도 왕자님이 나타났다.
백마가 아닌, 호박마차를 몰며 등장한 왕자는 싱긋 웃으며 한 손에 들고 있던 유리구두를 나에게 선물이라며 내밀었다.
그리고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무도회 따윈 집어치우고 자신이 끌고 온 호박마차로 드라이브나 하자고 조르기 시작한다.
지나가던 요술 할머니가 봤으면 자존심이 상해 요술 지팡이를 두 동강으로 부숴버릴 만큼 나에게 찾아온 왕자는 완벽한 왕자님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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